친구의 멋진 머릿결이 부러워 따라 하려 했다가 좌절한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입니다. 굵고 윤기 있는 머리카락을 갖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요? 하지만 끝없이 최신 스타일링 트렌드를 쫓아다니다 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모발을 손상시키는 잘못된 길로 빠지기 쉽습니다.                          

저는 곱슬머리이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머리카락을 관리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후에 피부과 전문의가 된 저는 매일 모발 문제와 두피 질환을 진단하고 치료하면서 제가 이전에 저질렀던 똑같은 실수를 하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제가 환자를 진료할 때 자주 접하는 모발 및 두피 질환과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합니다.

잘 끊어지는 모발

헤어드라이어나 판고데기, 봉고데기를 사용해 잡지 표지를 장식한 인기 연예인의 세련되고 자연스러운 헤어스타일을 따라 해보려 했거나 여름에 잘 어울리는 색조로 모발을 염색하기 위해 미용실 의자에 몇 시간 동안 앉아 기다린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입니다. 헤어 스타일링과 염색은 모발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머리카락에 과도한 열을 가하면 모발을 건조하고 약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섬세한 모발에 400도의 열을 직접 가하면 좋지 않다는 것이 상식이지만 사람들은 머리카락이 손상되든 말든 신경을 쓰지 않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렇다면 모발을 열이나 화학제품으로 처리하면 왜 모발이 손상되고 손상된 모발은 왜 잘 끊어지고 빠지게 되는 걸까요? 헤어 스타일링이나 염색은 모간 외부를 보호하는 큐티클층을 손상시키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또한 모발의 단백질 구조를 변성시켜 후천성 결절성 열모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후천성 결절성 열모증은 모간에 약한 부분이 형성되어 모발이 쉽게 끊어지고 광택이 줄어드는 흔한 모발 질환입니다.

모발에 열을 가하는 방식의 기구로 헤어 스타일링을 할 때 모발의 열 손상을 최소화하거나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팁을 소개합니다. 

  1. 가능한 한 온도가 낮은 설정으로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하십시오. 더 뜨겁게 한다고 해서 항상 효과가 더 좋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2. 가열 방식의 헤어 스타일링 도구를 사용하는 빈도를 줄이십시오. 매일 사용하기보다는 매주 1-3회 정도로 사용 횟수를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3. 헤어드라이어, 판고데기, 봉고데기와 머리카락이 접촉하는 시간을 최소화하십시오. 
  4. 가능한 한 머리카락을 자연 건조시키십시오. 흡수력과 신축성이 뛰어난 면 수건인 헤어 타올 랩을 사용하면 머리카락에 열을 가하지 않고도 부스스해지는 일 없이 자연 건조시킬 수 있습니다.
  5. 스타일링 전에 모발 열보호제를 바르십시오. 전문가용 열보호제는 헤어 스타일링 도구에서 발생하는 열과 마찰로 인한 모발 손상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건조하고 잘 부서지는 모발

생기 없고 건조한 모발에는 어떤 제품을 사용해야 하는지 미용사에게 물어보는 사람이 많습니다. 환자들도 가끔 제게 그런 질문을 합니다. 모발 문제를 해결하려 할 때 두피 질환이 있는 경우 치료가 우선입니다. 그 후에 어떤 샴푸와 컨디셔너를 사용해 모발 건강을 개선할 수 있을지 논의할 수 있습니다.  

헤어 샴푸는 모발을 세정할 뿐 아니라 두피에서 먼지, 오염물질, 과도한 유분, 각질, 기타 노폐물을 제거하는 기능을 합니다. 샴푸에도 모발의 부스스함을 줄이기 위한 컨디셔닝제가 들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헤어 컨디셔너는 쉬운 모발 관리를 돕고 정전기를 줄이며 샴푸로 세정하는 과정에서 제거되는 천연 유분을 보충하여 모발에 광택과 윤기를 더해줄 수 있습니다. 또한 컨디셔너는 스트레이트 퍼머, 고열 건조, 염색과 화학약품 또는 열처리 후 모발에 영양을 보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모발 세정 및 컨디셔닝에 도움이 되는 몇 가지 성분을 소개합니다.

시어버터 컨디셔너

시어버터는 오래전부터 곱슬머리를 관리하는 데 좋은 것으로 알려져 왔으며 실제로도 효과가 뛰어납니다. 시어버터 리브인 컨디셔너는 머리카락의 부스스함을 줄이고 모발 끝이 갈라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어 일상적인 스타일링을 할 때 바르거나 저녁에 집중 컨디셔닝 트리트먼트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아르간 오일, 시어버터, 아미노산

아르간 오일, 시어버터, 아미노산이 함유된 샴푸와 컨디셔너는 건조하거나 웨이브가 지거나 곱슬한 모발에 풍부한 수분을 공급하며 염색한 머리카락에도 순하게 작용합니다. 

코코넛 오일

코코넛 오일은 포화지방이 풍부하며 모발과 두피뿐 아니라 거칠고 건조한 피부에 수분을 공급하는 데 좋습니다.

각질이 일어나는 두피

건강한 모발은 건강한 두피에서 시작됩니다. 이 말은 정상적인 모발 성장을 방해할 수 있는 염증성 두피 질환이 있다면 그 질환을 먼저 치료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가려움증을 동반하는 질환은 두피를 문지르고 긁게 만들어 모발 성장에 나쁜 영향을 미치므로 우선적으로 두피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두피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는 만성 염증성 피부 질환인 건선은 두피의 발적, 딱지, 비늘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건선은 스트레스, 감염 같은 외부적 요인과 스트레스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또 다른 흔한 피부과 질환으로는 부분적으로 건선과 유사한 특징을 나타내는 지루성 피부염, 즉 '비듬'이 있습니다. 지루성 피부염은 비듬으로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지루성 피부염은 피지선이 집중적으로 모여 있는 얼굴, 귀, 가슴, 두피 등의 피부 부위에 주로 발생합니다. 피지는 피지선에서 생성되는 기름으로, 과도하게 생산되면 말라세지아(Malassezia)라는 효모의 성장이 촉진됩니다. 이 효모는 정상적인 피부 미생물 생태계의 일부로 비듬이 없는 사람의 피부에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 효모가 왜 일부 사람에게만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듬은 말라세지아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입증되었기 때문에 다양한 약물을 사용하여 말라세지아와 관련된 염증을 억제하면 비듬을 치료할 수 있습니다. 지루성 피부염 및 건선 치료에 효과적인 몇 가지 성분을 아래에 소개합니다. 모발이 아닌 두피를 치료한다고 생각하십시오. 평소처럼 샴푸와 컨디셔너를 사용해 모발 자체가 건조해지는 것을 방지하면 최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콜타르 

콜타르(Coal tar)는 비듬이 잘 없어지지 않을 때 많이 사용하는 일반 의약품으로, 두피 건선으로 인한 비듬, 딱지, 가려움증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콜타르는 각질을 제거하기 쉬운 상태로 만들어주고 피부 세포 회전율을 감소시켜 비듬 형성을 줄이는 기능을 합니다.

살리실산

살리실산(Salicylic acid)은 건선 및 지루성 피부염의 증상인 자극, 가려움증, 홍반을 유발할 수 있는 두꺼운 각질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피리티온 아연

많은 비듬 방지 샴푸에 사용되는 피리티온 아연(Pyrithione zinc)은 비듬과 관련된 염증을 유발하는 주원인으로 추정되는 곰팡이, 효모의 성장을 억제합니다. 

셀레늄 설파이드

셀레늄 설파이드(Selenium sulfide)도 비듬 억제 성분으로 다양한 비듬 방지 샴푸에 들어 있으며 항곰팡이 특성도 나타냅니다. 

가늘어지는 모발 

피부과 전공서적 한 권을 쓸 수 있을 정도로 탈모는 복잡한 주제입니다. 따라서 지면이 제한된 이 같은 블로그 글에서 탈모 문제를 제대로 다루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탈모의 원인은 다양합니다. 유전, 스트레스, 약물, 호르몬 변화, 급격한 체중 감소, 영양 결핍이 개별적으로나 복합적으로 작용해 탈모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유전적 요인, 노화가 원인인 일반적인 남성 및 여성 패턴 탈모의 경우 다음과 같은 제품이 증상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비타민B군과 카페인

나이아신아마이드(Niacinamide, 비타민B3) , 판테놀(Panthenol, 비타민B5)을 비롯한 비타민B군과 카페인은 모발 굵기 개선 샴푸에 첨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성분은 함께 작용해 모낭을 자극하고 모간 직경을 증가시켜 머리카락을 두껍고 풍성하게 가꾸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해양콜라겐

콜라겐이 케라틴(Keratin)을 만드는 단백질과 아미노산을 공급하는 등 모발 성장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자연산 대구에서 추출한 해양콜라겐으로 만든 보충제는 모발 성장을 촉진하는 효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하지만 해양콜라겐 보충제는 임산부에 대한 안전성이 아직 검증되지 않았으므로 임신 중에는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어떤 방식으로든 탈모가 악화된다면 최대한 빨리 피부과 전문의와 상담하여 원인을 파악하고 기저 질환이 있는지 확인한 다음 종합적인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습니다.

질문이 있다면 언제든지 문의해 주십시오. 2022년은 모발 건강을 증진하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합니다.

참고문헌:

  1. D'Souza, P., & Rathi, S. K. (2015). Shampoo and Conditioners: What a Dermatologist Should Know?. Indian journal of dermatology, 60(3), 248–254. https://doi.org/10.4103/0019-5154.156355 
  2. Farris, P. K., Rogers, N., McMichael, A., & Kogan, S. (2017). A Novel Multi-Targeting Approach to Treating Hair Loss, Using Standardized Nutraceuticals. Journal of drugs in dermatology : JDD, 16(11), s141–s148.https://pubmed.ncbi.nlm.nih.gov/29141069/ 
  3. Haskin, A., Kwatra, S. G., & Aguh, C. (2017). Breaking the cycle of hair breakage: pearls for the management of acquired trichorrhexis nodosa. The Journal of dermatological treatment, 28(4), 322–326. https://doi.org/10.1080/09546634.2016.1246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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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Pechère, M., Krischer, J., Remondat, C., Bertrand, C., Trellu, L., & Saurat, J. H. (1999). Malassezia spp carriage in patients with seborrheic dermatitis. The Journal of dermatology, 26(9), 558–561. https://doi.org/10.1111/j.1346-8138.1999.tb02048.x